9.26.2017

바다, 프랑스 그리고 생활

이곳은 지금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 작년 여름 8월 시작된 이곳생활은 놀망디에 비하면 집에 돌아온것같이 편안함이 있다. 물론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살았든 상관없이 난 늘외국인이다. 부자들이 은퇴후에 사는동네로 알려져있는만큼 종종 인종차별도 피부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사람들이 열명중 에 세네명이라면 나는 그나머지 여섯,일곱명에게서 내삶을 바라본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느나라에 살든지 마찬가지라고 본다.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그 세명은 가난한사람들 깔보는 사람들이거나, 동성연애 는 죄라고 믿는사람들이거나 아무데나 침뱉는 사람들 이겠지 생각한다. 다만 외국인으로 다른나라에서 가족없이, 시민권없이 혼자산다는것은 때때로 내힘에 부딪힐때가 있다.

바다는 에너지를 만든다. 에너지가 낮을때 바다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알수있다. 바다는 차갑지만 신선하다. 그 신선함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그 움직임의 물결이 내 온몸 세포구서구석 을 스칠때 느껴지는 따뜻한 차가움? 나는 바다를 참 좋아하는데 요즘 문득문득 한국의 산과 강이 그리울때가 있다. 보고싶고 느끼고싶다. 내가 마지막 한국에 다녀온게 2009년 겨울이였다. 8년동안 나는 한국을 보지못했다. 정체성을 잃는다는것은 다른 정체성이 생긴다는말이 될수도 있다. 나의 자식들은 미국인이고 부모는 한국인이고 친구들은 프랑스인이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젤리같다. 이곳에 가면 이렇게되고 저곳에 가면 저렇게 되는 형태가 없는 젤리. 우리 모두 사실 다 그런건 아닐까? 나는 감수성은 원하지만 자기연민은 원하지않는다. 내가 강한사람이라는 소리를 종종듣는데 사실 나자신을 내가 볼때 나는 끝없이 연약하다고본다. 자기가 자신을 가장잘 알지않을까?

지난 낙마때 새로산 핼멧을 깨뜨리던 날부터 말타기를 중단했다. 말타기에 들어가는 돈으로 화장품들을 샀다. 갑자기 피부가 정신없이 조여와서이다. 그동안 내 피부나 몸이 다 공짜로 주어졌다면 지금부터는 아닌것같다. 물론 늙는다는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하지만 좀 예쁘게 늙고싶은건 역시 욕심일까? 생전처음 주름크림과 마스크들을 사기시작했다. 여름내내 설핑과 바다운동을 즐기던 50세가 넘은 내얼굴에 검은 버섯이 보이는것은 자연스런 현상일것이다. 그래도 그 행복의 시간들과 바꿀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 놀망디생활이 나를 설핑이나 운동에서 멀어지게했기때문에 이번 여름엔 바다에서 수영하는것으로 만족했고, 이번겨울 몸에 근육을 만들어 내년여름엔 다시한번 설핑을 하고싶다는 계획이 있다. 말타기는 기본적인 돈이 들지만 설핑은 공짜다. 또 나이가 들면서 운동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것도 알게되었다. 늙는다는것은 내 몸안에 많은 변화 가 이는것이고 그것들을 이해하고 맞추어가는것이 필요하다. 나는 젤리 일뿐이다. 환경과 변화에 맞추어가면 된다.

나는 작은 마을에 살고있고 주변 작은 마을 을 구경하는것도 좋아한다. 다 비숫비슷해보이지만 작은 마을엔 늘 평화로움이 내살을 만지는 그느낌이 좋다. 크고 멋진 대도시도 좋지만 자연과 가까운 작은 마을이 마음을 더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고 본다. 서울에서 태어나 늘 큰도시에서 살았었지만 4년반 놀망디 시골과 곧 8년째로 접어드는 브리타니생활, 사람들보다는 바다에 의존하는 내마음이다. 프랑스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많았고 현실에 부딪힐때마다 이곳을 떠날수있다면 좋겠다는생각을 하곤한다. 사실 이곳에 가족이 없는만큼 나는 어디든 갈수있다. 하지만 이곳 친구들과 깊어진 우정들이 있고 혼자 라는 자유가 이나라 문화 와 이어져 내게 영감을 주어왔다 .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내게는 전에 없던목표가 있다. 그 목표는 내 그림 프린트 샵이 활발히 움직이게하는것이다. 어렵다. 하지만 포기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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